[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나는 왜 오늘도 분개하는가"
(서울=미래일보) 최창인 시인 = 나오지 않았다. 강신주 철학자(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가 시인과 약속을 한 모양이다. 약속의 시간을 두어 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전화한다. 시인의 답변은 오늘은 시내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대답한다. 핑계도 아닌 직설 화법이다. 이런 경우 누구나 화가 치밀어 오르며 상대를 하찮게 보았다고 생각된다. 강신주 철학자는 한참을 생각한다. 시인의 솔직한 대답에 수긍하고 싶었다는 후일 담이다. 그러면서 다시 강신주는 문득 김수영 시인이 떠오른다. 시인은 '어느 날 공원을 나오면서'라는 시에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국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가" 김수영 시인의 소시민적이고 나약함을 정직하게 직면한 시를 만난다. 김수영과 같은 대가의 시인이면 대범 한 척하는 시를 쓸 수도 있다. 김수영 시인은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노래한다. 강신주의 정직성에 대한